1. 연구자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베트남민주공화국(북베트남), 베트남공화국(남베트남), 대한민국(남한),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북한) 4국 관계의 역사적 연구에 천착해온 사학자 도타오미엔(Do Thanh Thao Mien) 박사(아시아연구소) 의 단독연구입니다.

2. 연구 목표

베트남인들이 “과거를 제쳐두고 미래를 내다본다(khép lại quá khứ, hướng đến tương lai)”는 입장에서 베트남 전쟁의 오래된 원한을 문제삼지 않는다는 오해와 달리, 실제로는 파월한국군과의 군사적 충돌과 그 과정에 부수된 민간인 학살에 따른 현재진행형의 고통을 “잠시 덮어두고 있을 뿐(khép lại quá khứ)”이라는 것을, 광범위한 사료와 현대 문헌연구로 밝히고 있습니다. 즉, 전쟁을 둘러싼 기억투쟁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3. 연구 내용

전쟁을 둘러싼 양국간 상호인식을 규명하면서 오직 구술에만 의존했던 기존 연구와 달리, 타오미엔 박사는 사료와 현대 문헌자료에 기초하여 연구를 개진하려 합니다. 먼저 과거 전쟁 시기 당사자(국) 사료를 정리하여 상호인식을 명료하게 도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북베트남과 남베트남 모두 한국군을 일종의 용병으로 보고 있었고, 적 또는 친구의 혼재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한국군 주둔지역에서 발생했던 민간인 학살사건에 관하여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 문헌들을 연구하여, 최근 양국의 여론 공간에서 자민족중심주의 서사에 베트남 전쟁의 기억이 편의적으로 동원되며 기억투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입증하고 있습니다.

4. 성과 및 향후 과제

이 연구는 현재 초고 단계로, 본래 계획대로라면 2021년 연구기간 중에 베트남국방부 산하 베트남군사역사연구소(Viện Lịch sử Quân sự Việt Nam)를 방문하여 사료수집과 관계자 면담을 진행하여 초고를 보강할 예정이었으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으로 양국 간 왕래가 어려워진 관계로 탈고 단계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현재 타오미엔 박사는 영구귀국을 준비중인데, 귀국 후 계획했던 사료수집과 분석을 진행한 뒤 이 연구를 탈고하여, 한국에서 학술논문 1편으로 출간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가 완료된다면, 과거 베트남 전쟁 시기 적국이자 우방국이었고, 그리고 현재에는 전략적 동반자인 양국의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에 대한 상호이해를 증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쟁으로 인한 상처는 모든 당사자(국)에 남아있지만, 특히 전쟁터였던 베트남에는 더 깊고 선명한 상처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기억투쟁은 언제든지 다시 분출할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이 연구로 상호이해가 증진된다면 2022년 수교 30주년을 맞이한 양국관계가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연구자

    • 도타오미엔: 사학박사(이화여자대학교), 전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 현 베트남 정부 외교부 산하 베트남외교학원(Học viện Ngoại giao Việt Nam) 교수.